어찌 보면 참 황당한 일이었습니다. 일본 출국시 제대로 확인을 하지 못한 제 탓도 있지만, 출국 심사관이 가장 기본적인 도장을 찍어주지 않았다는게 참 어이 없기도 했죠. 암튼 이번에는 일본 여행을 마치고 출국시 여권에 출국도장을 찍지 못한 상태에서 다시 일본 방문시 해결을 했던 경험을 포스팅하려 합니다. 저와 같은 경험을 하시는 분들이 극히 드물겠지만, 제가 일단 당했으니까요..-_-;;
입국심사관에 따라 입국이 결정되기 때문에 제 경험과는 다르게 입국이 거절될 수 있습니다. 즉, 100% 확신을 드릴 수는 없구요(99.9% 정도?^^:). 사실 일본은 단순 관광목적시 미국처럼 빡세게 입국심사를 하지는 않으니까 크게 걱정하실 건 없다고 생각하지만, 제 포스트만 믿고 가셨다가 문제가 생겨도 책임지지 않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1. 사건의 발단
2011년 3월 3일. 부모님과 일본 여행을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귀국을 했습니다. 우리나라 입국심사관이 저에게 간사이공항에서 출국도장을 찍어주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웃긴건 부모님 여권에는 모두 출국도장이 제대로 찍혀있었다는 것이죠. 같은 심사관에게 받았는데, 저만 도장을 찍어주지 않은 것이죠..
우리 입국심사관에게 제가 일본에서 출국했다는게 전산으로 남아있냐고 물었더니, 자기들은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일단 입국도장이라도 찍어드릴까요?" 라고 물어보길래 찍어달라고 했습니다. 2011년부터 자국민은 입국도장이 생략되는데, 저는 일단 증거를 남겨야겠다 싶어 찍기로 했죠.
<간사이 공항에서 출국도장(왼쪽 파란색)을 찍어줘야 했는데 누락했고, 일단 오른쪽 우리나라 입국도장(오른쪽 붉은색)을 찍기로 했습니다.>
입국은 했는데 정말 찝찝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지식인에도 문의를 해보고 했는데, 전산으로 남아 있을 거라는 의견을 들었죠. 일본대사관에 물어볼까도 생각했는데, 웬지 이런걸로는 지들도 모른다고 할 거 같아 관뒀습니다.(사실 귀차니즘..;;)
이때 혹시나 하고 항공권을 버리지 않고 여권케이스에 끼워뒀는데, 이게 결정적으로 도움이 되었습니다.
2. 사건의 발생
지난 2월 친한 동생녀석과 북큐슈 여행을 위해 후쿠오카 공항으로 입국을 했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입국심사가 끝날 것 같아 잘 하면 저희가 타려는 버스시간을 맞출 수 있겠다 싶었죠. 하지만 여행 전부터 이 도장문제로 입국심사대에서 걸릴 것 같았는데.. '왜.. 슬픈 예감은 틀린적이 없나..-_-;;'
동생녀석은 바로 통과, 하지만 제가 입국심사를 받자 심사관이 여기저기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아.. 걸렸구나.. 젠장..ㅜ.ㅜ'
일단 심사관은 저에게 왜 왔는지, 누구와 왔는지를 물어보고, 리턴티켓도 요구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 확인 된 후 본론으로 넘어갔습니다. 이때부터 제 머리 속에 있는 모든 생존 영어와 생존 일어가 섞여서 마구 튀어나오기 시작했죠..
입국심사관 : (여권을 보여주며) 간사이 공항 출국 도장이 없네요?
ageratum : 당시에 간사이공항 심사관이 도장을 찍어주지 않았고, 귀국 후에 알았습니다. 대신 우리나라 심사관이 입국도장을 찍어줬습니다. 저희 부모님 여권에는 제대로 찍혀 있었습니다.
입국심사관 : 아! 부모님과 같이 갔었습니까
ageratum : 예! 같이 갔었는데, 저만 도장이 없었습니다.
입국심사관 : 왜 그랬나요?
ageratum : I don't know ! (그걸 내가 어찌 알겠냐.. 상식적으로..-_-;;)
심사관도 자기 질문이 좀 말이 안된나 싶었는지 피식 웃었습니다.. 암튼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잠시 입국심사관이 고민하는게 보였습니다. 어디에 전화도 하고.. 그래도 입국심사관이 친절하게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서인지 웃으면서 일을 처리하고는 있었는데.. '사실 난.. 그게 더 불안한 걸..' 일본인들은 그렇게 웃으면서 한 방에 훅 보내니까요..;; 그러다가 혹시나 싶어..
"지난 항공권 가지고 있습니다."
이 한마디로 입국심사관이 반색하며 그 이후 모든 일이 술술 풀렸습니다. 그리고 입국허가 스티커가 발부되었죠.
<해결의 실마리가 된 지난 항공권>
<어쩌면 항공권에 붙은 baggage tag를 더 신뢰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입국심사 스티커가 나오긴 했는데, 여권에 바로 붙여주지 않았습니다. 그게 더 환장하겠더군요..;; 그걸 붙여야 일이 마무리 되는건데..;; 그 후 전화로 다른 직원을 부르더니 제 상황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내가 입국을 허가했다.. 뭐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더니 그 직원에 여권을 주고 따라가 가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저는 입국심사대에서 좀 떨어진 곳에 격리되었습니다. 격리가 되니 기분이 정말 묘하더군요..;;
그리고 제게 뭔가 말을 했는데, 스탬프 인증을 다시 해주겠다는 뜻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약 5분간 앉아있다보니 그 직원이 나오면서 협조해줘서 고맙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여권을 확인해보니..
당시 날짜로 출국도장을 다시 찍어줬습니다. FUKUOKA를 볼펜으로 슥슥 지우고 KANSAI로 다시 써주고 말이죠..^^:
<문제 해결!>
암튼 이걸로 제 출국도장 문제는 해결되고 무사히 일본에 입국,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한번은 겪었어야 할 일이긴 했는데, 막상 당하니 좀 당황하게 되더라구요. 그래도 입국심사관들이 억압적인 분위기가 아닌(미국에서 당한 경험이.. ㅎㄷㄷ) 친절하게 해결해주려는 분위기라 조금은 편하긴 했습니다. 사실 제가 잘못한 게 없어서 당당하게 임한 것도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어느 나라든 입국심사관이 보기에 뭔가 캥기는게 있다 싶으면 보류를 하고 시작하니까요..;;
암튼 저처럼 일본 여행 후 출국할 때는 꼭 도장이 제대로 찍혔는지 확인하세요! 안그러면 다음 일본 여행 할 때 시간낭비하게 됩니다.(사실 이게 가장 아깝습니다. 누가 일본 입국심사를 받는데 대기시간 빼고 20분이 넘게 걸리겠어요..;;) 만약 누락된 것을 뒤늦게 알았다면, 항공권을 꼭 가지고 계시다가 입국할 때 증거로 보여주면 해결의 실마리가 된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네요. 자신이 정확한 절차를 걸쳐 출국 했음을 알릴 수 있는 증거 중에 항공권 만한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 마지막으로 제 뒤에서 입국심사 기다리던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네요.. 직원이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을 수도 있지만.. 저 때문에 지연된 건 사실이니까요..;; 격리장소로 이동할 때 저를 바라보던 수 많은 눈빛.. 보진 않았지만.. 엄청 뜨겁게 느껴졌습니다.. 흑..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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