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여길 보러 올까 말까 엄청 고민을 했었다. 일본의 원폭 자료관의 경우 자신들이 피해자라는 것에만 중점을 두고 있지, 왜 얻어 맞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까놓고 말해 원폭을 안 맞았으면 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이 더 오래, 많은 피해를 입었을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암튼 그래도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일정이 생각보다 빨리 끝나기도 했고, 그래도 나가사키에 왔는데 원폭 자료관은 한번 봐야되지 않겠나 싶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입장을 알리고 있는지 직접 보고 판단하고 싶기도 했고.. 내가 직접 보지도 않고 단순히 편견을 가지고 있는건지 아니면 정말 그동안 들었던게 진실인지를 이번에 알 수 있는 기회가 될테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쉽게도 정말 생각 못했던 외부 상황으로 인해 원폭 자료관의 전시내용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고, 더불어 내 궁금증은 전혀 풀리지도 않았다. 심지어 사진도 제대로 찍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나가사키 원폭자료관(原爆資料館)에 오려면 노면전차를 타고 하마구치마치(浜口町/1,3번 전차)에서 내려 북쪽으로 올라가면 된다. 표지판이 곳곳에 있으니 따라가되는데, 낮은 언덕을 조금 걸어오면 이런 간판을 볼 수 있다. 즉, 원폭 자료관은 평화기념관 안에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처음에는 이 건물이 원폭 자료관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나가사키 역사민속자료관..;;
옆에는 황금색의 동상이 있는데.. 아마도 원폭피해 아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것인듯..
옆을보니 누가봐도 원폭자료관처럼 생긴 건물이 보였다..
입구를 들어가려고 하는데 웬 한 무리의 외국인들이 자료관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당시에는 그냥 단순한 단체관광객인 줄로만 알았는데..
입구에 바로 스탬프가 보이길래 찍고..
평화를 기원하는 각종 전시물이 보였는데.. 그 중에 종이학이 눈에 가장 띄었다..
입장료는 200엔이지만, 땡큐패스포트로 이용가능 했기 때문에 마지막 세번째 쿠폰을 제출하고 입장했다.
원형 복도를 따라 내려가면 입구를 만나게 된다..
포스트 초반에 전시를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사진도 제대로 못찍었다고 했는데, 입구에서 봤던 한무리의 외국인 관광객은 정말 극히 일부였고, 내부에는 수십개의 팀이 동시에 들어와 있던 것이었다..;; 동시에 다 들어와 있으니 당연히 관람에 큰 지장이 있을 정도.. 그렇다보니 사진을 찍기도 어려웠고, 차분하게 전시를 볼 수도 없는 답답한 상황이었다.
뒤늦게 가이드가 들고 다니는 깃발을 보니 글로버정원 가는 길에 봤던 거대한 크루즈선과 같은 마크.. 즉, 이 수많은 관광객은 내가 멋지다고 감탄했던 그 크루즈선에 탑승한 관광객들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농담으로 "우리가 가는 코스에 계속 이 사람들과 만나는거 아냐?ㅋㅋㅋㅋ" 라고 했는데.. 옛말이 틀린게 하나도 없다는게.. 정말 농담으로 한 말이 씨가 되어 우리의 여행 일정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
암튼 전시관에는 당시 참상을 사진으로 보여주기도 하고, 파괴된 건물을 그대로 전시해 보여주기도 했다.
원폭으로 피해입은 주민들의 모습들.. 문제는 자세하게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좀 볼까하면 떠밀리고 하다보니.. 짜증나서 그냥 빨리 나오기로 했다..
어두운 전시관을 나와 보이던 전시물들..
각국이 보유하고 있는 원폭의 수를 보여주는 듯 했다.. 그리고 원폭의 역사도 알려주고..
조금 보고 있으니 다시 그 관광객들이 몰려나오기 시작했다.. 그냥 쫓기듯이 나올 수 밖에..
마지막에 인상적이 었던 전시물.. 이렇게 원폭이 떨어졌다는 것이겠지.. 어쩌면 이 전시물 하나로 모든게 다 설명될지도 모르겠다.
나름대로 큰 맘 먹고 갔던 곳이었는데, 모든게 엉켜버려 많이 아쉬웠다. 암튼 불쌍한 건 백성들이라는거..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도 엄청나게 많은 피해를 입었을테고.. 만약 다음에 나가사키를 또 찾게 된다면 여기를 들러야 할지 또 고민하게 될 것 같다. 뭐.. 지금 생각 같아서는 그냥 안갈듯.. 여행을 하면서 굳이 불편한 진실은 보고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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